이제 곧 한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는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저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아이폰의 출시로 인해 이동통신사의 독점 체제가 좀 무너지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더큰 이윤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욕심에 가로막혀 좋은 폰을 굳이 국내 현실에 맞게 더욱 업그레이드(라고 쓰고 스펙다운이라고 읽는다) 하여 사용하게 되는 일이 없어지길 바라는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소탐대실 하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서 선견지명을 가지고 작은것을 잃는 대신에 더 큰 것을 얻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우선 사실상 국내 출시가 확실시 되는 여러 정황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간스포츠 / “반갑다 아이폰”, KT 7월-SKT 9월 출시
전자신문 / 아이폰 KT 7월, SKT 9월 출시
위의 기사들은 모두 KT에서 7월에 출시되고 9월에는 SKT에서 출시된다는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봤을때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의 국내 출시에는 KT가 열심이었고 실제로 KT가 국내 출시를 앞두게 되니깐 SKT가 참여하게 됩니다. KT는 애플로부터 독점 계약을 맺고 싶었겠지만 애플은 국내 1위의 이동통신사인 SKT에게도 판매하고 싶었던것 같고요. 대부분의 신문 기사들은 KT에서 7월에 SKT에서 9월에 출시하는 것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SKT는 사실 아이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입장일테고 실제로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KT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가만히 둘수는 없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아이폰이 만약에 국내에서 뜨기라도 하는 날에는 SKT의 적지 않은 고객 손실로 이어지게 될테니 말이죠. 그러니 보험 차원에서 참여하게 되는 것이죠. 이걸 보고 “나 갖기는 싫고, 남주기는 아깝고”라고 표현하죠. 어떤 면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는 것일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엄청난 대반전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솔직히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SKT에서 시장을 사실상 만들어 왔고 주도해 왔으니 2등 기업인(KT + KTF 합병하면서 사실상 비슷해 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KT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하는 바램인데, KT는 정말 열심히 협상해서 그 공을 SKT에게 뺏길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무슨 말이냐고 하면, 이번에 전자파인증을 받은 모델은 아이폰 3G입니다. 이번에 새로나온 3GS모델이 아닌 1년도 훨씬 넘은 구형 모델입니다. 마찬가지로 현재 3GS가 전파인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7월에 KT에서 내놓는다는 모델은 당연히 3G이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아마도 3GS도 인증 절차에 들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곧 3GS가 나오게 될것이라는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도 어차피 3G나 3GS나 똑같은거나 마찬가지이고 신제품을 빨리 출시하는것이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것이기 때문에 곧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KT에서 구형인 3G를 내놓는다면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요? 분명히 시장에 적잖은 파장이 미치긴 하겠지만 대부분이 3GS를 기다리며 구매를 망설이게 될것입니다. 대부분의 구매 예정자들이 말이죠. (3G를 2년 약정등의 조건으로 구매하게 된다면 곧 나오게 되는 3GS는 절대 못산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KT가 3GS로 무상 교체 약속이라도 하지 않는한은 실제 시장에서 요구하는만큼의 판매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수많은 신문사에서는 “국내에서 아이폰 생각보다 별로 안팔리네, 역시나 한국시장에서는 더 좋은 국산폰이 많기 때문이야!”라는 기사들을 일제히 쏟아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시점에서 승기를 잡는 사람은 3GS를 먼저 출시하는 쪽입니다. 정확히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KT는 재미를 못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3GS가 전자파 인증을 거처 최대한 빨리 국내에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시점상 9월 쯤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은 SKT가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말하는 시점과 동일합니다. SKT는 처음부터 3GS를 판매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시점에서 동일하게 KT에서도 판매를 한다고 칩시다. 이동통신사들중에 가장많은 충성 고객을 가진 통신사는 SKT입니다. SKT가입자들은 SKT를 떠나지 않고 아이폰을 구매하게 될 것이고, KT는 사실상 아이폰을 이용한 가입자 유치를 실현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더라도 번호이동을 통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통신사 이동이 확실히 많아질 확률이 있습니다.
하지만 SKT <-> KT 간의 고객 이동은 SKT가 추구하는 방어적 노선에 유리하고(서로 이동하게 되면 서로 가입자 변동은 크게 없을 것이므로) KT의 가입자 유치 목적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SKT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고 KT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고객의 입장에서는 좋긴 합니다만, KT에게 알수없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아이폰에 3G가 먼저 시장에 풀리게 되더라도 그걸로 섣불리 판단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공짜폰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3GS를 기다릴테니깐요.
동아일보 / 아이폰 내달 상륙… 국내서 통할까?
동아일보에서는 국내에서 통할것인지에 대한 걱정을 하는 기사를 조금전에 올렸습니다. 저것을 보고 저는 더욱 큰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예를 들며 국내의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고객들 때문에 힘들수도 있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확실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지금까지 국내 이동통신사에서는 음성/화상 통신에 주력해 왔고, 데이터 통신에 대해서는 매우 무식한 하지만 돈되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때에 LGT에서는 오즈라는 서비스를 준비했고 한달 6천원이면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마련하였습니다. 얼마전에 가입자수가 60만명을 돌파하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아이폰에게도 이런 파격적인 요금제가 적용될 수 있다면 엄청난 파란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고 3~5만원정도의 데이터 정액 요금제를 붙일것이라고 하는데 현실적인 요금제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아이폰을 들여서 어떤 이득을 볼 수 있게 될것인가? 사실 제 생각이지만 이동 통신사는 이것으로 큰 하나의 이윤이 사라지는 계기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2등인 KT가 1등으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큰 도전이 될것이며, 이러한 모험이 이동통신사 위주의 시장에서 단말기 제조사와 사용자위주의 시장으로 조금은 바뀌길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한국 앱스토어에 좋은 어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등록되고 많이 구매로 이어져 한국 앱스토어는 절대 안된다는 국내 개발자들의 인식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아이폰 출시관련 여러가지 기사들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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